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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쓰고 성장하고

책 "탤런트 코드" 롤링스톤 레이 라몬테이의 가수입문기

by 북마니와 영어, 독서, 그리고 일상의 기록 2024. 2. 23.

솔직히 진심으로 난 롤링스톤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  난 팝송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리고 노래의 비트가 강하거나 시끄러우면 불편하다. 지금이야 영어를 쫌 하게 돼서 팝송을 들으면 알아듣고 이해하지만, 과거에 영어공부를 하지 않았을 때는 팝송에 더더욱 관심이 없었다. 들어봤자 무슨 뜻인 줄도 모르는데 들어봤자 뭐 하나 뭐 이런 생각이었다. 

영어를 들을줄 안다마는 여전히 팝 속에 큰 관심은 없다. 그러나 롤링스톤이라는 이름은 들어봤다. 이름이 특이하기 때문에 기억에 잘 남았던 것 같다. 이름이 구르는 돌 이란다. 참 참신하고 신박하다. 그리고 이름이 마음에 팍 박힌다. 우리에게 너무나 유명한 돌,  교실에 걸려있던 그 급훈 "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와 바로 연관되면서  롤링스톤이라는 그룹은 잘 잊히지 않는 이름이 되었다. 

롤링 스톤에 대해 나무 위키에서 검색을 좀 해보니, 

"롤링 스톤스는 1962년 결성되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영국의 록 밴드이다. 1962년 브라이언 존스에 의해 결성되었으며, 이후 몇 번 멤버 교체를 겪다가 1963년 찰리 와츠가 드러머로 영입되고 이안 스튜어트가 퇴출되면서 최종적으로 밴드가 완벽하게 결성되었다. 당시의 수많은 록 밴드들처럼 초창기에는 고전 블루스 혹은 로큰롤 곡들을 커버하거나 비틀즈가 써준 곡을 발매하는 등 소위 말하는 ‘아이돌 밴드’의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1965년 키스 리처즈의 자작곡인 (I Can't Get No) Satisfaction이 전 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치면서 작사 작곡에도 눈을 뜨게 되었다. 이후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워서 발매한 Aftermath가 미국에서 히트를 치면서 더 후와 함께 1960년대 중반 브리티시 인베이전을 이끄는 밴드가 되었다. 이후 롤링 스톤스 4대 명반이라 불리는 앨범들을 발매하면서 세계 최고의 록 밴드의 자리에 올라섰다.

‘구르는 돌’이라는 이름답게 롤링 스톤스는 비틀즈, 레드 제플린, 퀸 등과 더불어 다양한 장르를 시도한 밴드였다. 이들은 블루스 음악을 바탕으로 다양한 음악을 시도하여 하드 록, 블루스 록 등 록 음악의 하위 장르를 개척해 나갔으며, 이에 안주하지 않고 삼바, 디스코, 레게, 컨트리 뮤직, 펑크, 더 나아가 80년대에는 팝 스타일과 일렉트로니카를, 90년대에는 현대적인 록 사운드를 흡수해 나가는 행보를 보였다."라고 나온다.  

더구나 아직까지 활동하고 있다니, 대단하신 노장들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t4WwBONoeMU

 

롤링스톤의 멤버인 레이 라몬테인이라는 사람이 가수가 된 방법이 책 탤런트 코드의 일화로 소개되었다. 그는 메인 루이스턴의 신발공장에서 일했다. 그러나 스물 두살때 갑자기 싱어송 라이터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음악적인 경험이 거의 전무했고 돈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가장 단순한 방법을 선택했다.  그는 스티븐 스틸스, 오티스 레딩, 알 그린, 에타 제임스, 레이 찰스 등의 중고 음반을 수십 장 사들었다. 그리고 2년이라는 시간을 꼬박 집에 틀어박혀서, 매일 그 음반들을 들으면서 몇 시간이고 계속 연습했다. 그가 집안에만 처박혀서 아예 나오질 않았기 때문에 심지어 그의 친구들은 그가 다른 곳으로 이사 갔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이웃들 역시 음악에 미친 정신병자가 되었거나 음악 속에 갇혀버렸다고 생각했다.  

라몬테인은 노래를 할수록 그가 잘 못한다는 것이 느껴지고 깨달아져서 계속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당장 나도  노래를 따라 불러보면, 너무 형편없고 듣기가 괴로워서 몇소절 부르다가 만다. 내가 너무 못한다는 사실이 절절히 느껴지고 가수들이 정말 실력자라는 생각에 더 이상 부르기가 싫어지기 때문이다. 나와 똑같은 심정이었다는  라몬테인은 무려 8년이나 연습했다. 8년. 말이 쉽고 간단하다. 8년이다!!!  내가 아이를 출산하고 금이야 옥이야, 때로는 성질도 내면서 육아하며 버티어 낸  고뇌의 시간이 딱 8년이다. 그런데 그 긴 시간을 노래만 연습하다니. 아이를 기르는 것도 매우 힘들지만,  그래도 다양성이라는 게 존재해서 지루할 틈이 없다. 오늘 벌어진 일이 내일은 아마 안 벌어질 것이고, 오늘 내가 육아 한 경험이 내일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거의 확실할 정도로, 육아는 미친 다양함과 다채로움의 총합산 파티이다. 그래서 힘들기는 하지만 지루할 틈은 없다.

그런데, 그는 8년이라는 세월을 집안에만 처박혀서 노래만 연습했다고 한다. 더 무서운 것은, 그가 가수가 될수 있으리라는 어떠한 보증수표 한 장도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대 삶에서 종종 들어보는 길거리 캐스팅을 당해 "내일부터 우리 회사에서 연습하자"와 같은 달콤한 제안이라던지 오디션에 붙어 작은 그룹에서 가수생활을 시작한다던지 와 같은 조금의 희망도 없는 , 깨 한 알 만큼의 보증도 존재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라몬테인은 버텼다. 난 그게 더 대단하고 무섭다. 그가 어떠한 사람인지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희망이 없는 사람은 한발한발 걸음을 떼어 나아가기가 두렵다. 내가 가는 이 길이 낭떠러지로 향하는 길인지, 천국의 계단으로 향하는 길인지 알 수가 없다. 단 한 발자국만 잘 못 걸어가서 낭떠러지로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  내가 투자한 이 모든 것의 시간들이 다 헛것이 되어버리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 뒷방에 처박혀서 노래만 연습하고 세상으로 나왔는데 세상 그 누구도 나를 알아봐 주지 않는다면, 내가 흘려보낸 시간은 어디에서 보상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  이런 생각은 희망이 없는 사람에게는 매일 매초마다 일어나는 생각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내가 보낸 시간이 언제 간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작은 보증수표라도 손에 쥐고 시작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라몬테인은 그걸 해낸 사람이다.   깨알만한 보증수표 없이 맨몸으로 맨 정신으로 오로지 자기 자신이라는 카드에 모든 것을 올인하고 8년의 시간을 연습과 함께 버텨냈다. 

그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마침내 배에서 나오는 소리로 노래하는 법을 깨우쳤죠"라고 말했다. 라몬테인이 연습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나온 데뷔 앨범은 50만 장 가량 팔렸다. 음악 잡지 《롤링 스톤》은 그의 성공 요인으로 찬송가처럼 들리는 소울풍 목소리를 들었고, 그의 목소리를 오티스 레딩이나 알 그린과 혼동하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그리고 라몬테인의 목소리는 천부적인 재능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찬송가의 소울풍의 목소리, 오티스 레딩이나 알그린과 혼동되는 목소리, 그는  명창가들이 마치 목에서 피가나와야 득음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이 가수들의 목소리를 따라 하고 따라 하고, 또 따라 하고 수천번 수억 번을 연습하였기에 그의 목소리와 다른 가수들의 목소리가 혼합하여  새로운  소울이 있는  그만의 목소리가 완성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사람들은 그가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고 하지만, 8년이나 집에 박혀서 그만의 목소리를 얻기 위한 연습과 미친 노력이 사실은 그만의 천재적인 재능인 것이다. 

나는 작가가 되고 싶다. 책을 그동안 많이 읽었다면 읽었고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서 이상한 경험도, 좋은 사람을 만나 따뜻한 마음을 나누기도,  바보같이 호구 잡히는 경험도 해보았다. 나의 이런 삶을 글로 풀어내고 싶다.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져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그런데 나 역시 아무 것도 없다. 라몬테인이 그러했던 것처럼, 나는 글과 관련된 커리어에 한 발자국도 찍어본적도 없고, 깨알만 한 보증수표 한 장 받아본 적이 없다.  그리고 어디에 가서 수업을 들을 만한 경제적인 여유도 녹록지 않다.  그래서 나도 방구석에 처박혀서 글을 쓴다. 블로그에 내 생각을 올리고 사람들과 나눈다.  라몬테인은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나마 그는 육아하는 아줌마는 아니어서  시간을 자신에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었을 텐데, 나는 24시간이라는 시간을 학교에서 강의하고, 집에서 살림도 하고, 아이도 돌보고, 또 가게도 나가고, 시간의 틈들을 쪼개서 글을 쓴다. 수학적으로 계산해 볼 때 라몬테인에게 걸린 시간에 최소 3배는 더 걸릴 것이라는 것은, 계산기를 두드려보지 않아도 나온다.  그럼 나는 24년이 걸리는 건가?  하하하. 여기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래도 간다, 그냥 가본다. 할수있는 만큼 , 나를 갉아먹어버리지 않을 만큼의 프레셔와 스트레스를 주면서 간다.  고스톱에서 우리 조상님의 지혜를 또 한 번 발견한다. 못 먹어도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