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무섭고 불안했던 으아으아 소리 지르고 엉엉 울어버리고 싶었던 오후였다. 처음가는 길을 운전해서 교회에 가야했다. 평소라면 고속도로를 잘 안타지만, 차가 많이 막히고, 시간도 좀 늦은듯하여, 그리고 이제는 길좀 아는, 운전좀 하는 여자로 스스로를 속이고 싶었던 나를 그냥.. 바보라고 부르자.. ㅠㅠ
출발하기전 찍어본 구글 gps는 고속도로일지라도 운전할만해 보이는 길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그래 한번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gps의 지도 하에 차를 달렸다. 그런데, 갑자기 딴길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그쪽 길을 좀 안다면, 그냥 무시하고 갔을텐데, 그쪽 지리를 아예모르니, 그냥 따르기로 했다. 그러다가 빠져나가야 할 곳을 놓치고 직진했다. 으아으아...
한바퀴를 돌아 유턴해서 같은 곳으로 왔으나, 100이상으로 달리는 차들 사이를 끼어들어 맨 가장자리 오른쪽 진입로로 나가는 것에 또 실패했다. 그런데 GPS는 갑자기 다른 길을 알려주었다. 이번에는 전혀 다른 길이었다. 내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예 다른 길을 가르쳐 준 걸까? 그러더니 갑자기 Devon으로 가랜다. 이걸 무시하기에는 내가 왼쪽으로 빠져나가야하는 지 오른쪽으로 빠져나가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냥 구글을 믿고 달려보는 수밖에 없었다.
지붕뚫고 하이킥의 황정음이 생각났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해서 부산까지 달려야 했던가??
그렇게 믿고 울면서 한잠을 달렸는데, 교회까지 가라고 알려주는 길이 막힌 길이다. 공사중이었다. 이런 더블 신발같은.. 어떡하지..
나는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이제 집으로 가야할지, 아니면 교회를 다시 가야할지, 아무것도 결정할수가 없었다. 그러나 내가 이벤트에 초대한 사람들이 있기때문에 교회를 가지 않을 수는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죽을쑤든 밥을 태우던, 무조건 가야 했다. 근데 너무 무서웠다. 어쨌든 이곳을 벗어나야 하기에, 우선 나의 랜드마크, 언제나 그곳에 있는 애정하는 건물의 주소를 찍었다. 91st 코스코.. 그래 너에게로 갈게.. 너는 언제나 변함없이 그자리를 묵묵히 지켜주었지.
GPS는 나의 영원한 랜드마크 코스코를 알려주었다. 그러나 17분이나 가야한단다.. 이런.. 제대로 진입로에서 빠지기만 했다면 나는 이미 교회에 있었을텐데, 지금부터 17분 걸려서 코스코에 도착하고 거기서 다시 교회로 가면 15분이 걸린다. 나는 가스와 시간을 어딘지도 모르는 고속도로에 뿌리고 있었다. 아...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지 모르겠지만, 코스코로 가는 길은 차가 막혔다. 아.. 남편에게 전화할수있다!!!. 남편에게 전화한후 나의 위치를 앱으로 확인해달라고 했다. 남편은 왜 거기까지 갔냐고 했지만, shut up 하고 빨리 내 위치나 파악하라고 샤우팅하니 곧 말을 듣고 나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다행히, 그리고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부터 교회와 그리 멀지 않은 곳까지 달려와있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집입로 41AVe에서 빠지면 된단다.
그렇게 진입로에서 잘 빠져나오고나서는 가슴속에서 덜컹덜컹 거리는 심장을 달래면서 교회에 도착했다.
아.. 진짜 어쩔.. 나 계속 쭉 같으면 캘거리까지 갔을지도 몰라..
심장 쫄깃, 덜컹거리는 오후였다. 아직도 심장은 두근 거리고 다리는 후들 거리는 느낌이지만,. 그곳에서 잘 빠져나와 교회에 갔다가 집에 잘 돌아와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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