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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니의 일상 글

멀리서 떨어져서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by 북마니와 영어, 독서, 그리고 일상의 기록 2025. 1. 5.

새해가 되었다.  2025년.... 어릴적에 2025년이 되면 모두 자가 비행기 한대쯤은 가지고 어디든지 쉽게 갈수있는 그런 미래인줄 알았는데, 현실은 9년간 나와 남편의 에너지를 모두 갈아넣은 가게를 정리하고 우울함과 씁쓸함으로 시작하는 해가 되었다. 

12월 16일에 주인에게 더이상은 비즈니스를 하지 않고 가게를 빼겠다고 말을 하고 미치듯이 가게 정리를 하였다.  가게내 쌓여있는 재고들을 어떻게 정리할지 까마득했다. 이것들을 팔지 못하면 많은 손실을 보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고, 이 물건들을 어디에다 옮겨놓는단 말인가, 싸고 지고갈수도, 평생 먹어버릴수도 없는 것들앞에서 한숨과 눈물만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행히 12월 31일까지 97퍼센트의 모든 재고를 없앴다.  3퍼센트의 물건들은 우리집에 싸들고 왔다. 그리고 1월 1일을 맞이하였다. 1월 1일에는 가져온 3퍼센트의 재고들을 집안에다가 정리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어제가 지나고 오늘이 왔다. 조금씩 우울감과 슬픔의 농도는 흐려지는 듯하다.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해먹지 못해 냉동고에 쌓인 음식재료들이 무엇이 있는지 파악하고 냉장고, 냉동고 파먹기를 시작하기로 다짐한다. 그리고 그림도 그리고 글쓰기 연습도 시작한다. 어제보다 조금은 옅어진 우울감 덕분에, 오늘은 뭔가를 시작하고 힘을 내보기로 한다. 

그림을 그리면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듣는다.  스님은 한 사연 신청자의 고민을 듣고 즉설을 해준후에 말한다. 

좀 떨어져서 보면 아무일도 아니에요. 
사실은 다 머리에서 생각이 만들어 낸 일 이거든요.
생각을 놔 버리면 별일 아니다. 그래서 서로 살아있어서 
감사하다, 밥 먹을수 있어서 감사하다기본적인 관점에서 
사물을 보면 훨씬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수있지 않겠나.

 

그래.. 지금 가게 때문에 큰 돈을 잃은것, 그리고 내 노력과 에너지가 공중에 흔적도 없이 흩어져 버린 것 같은 이 허무함도 시간이 지나고 멀리 떨어져서 보면 아무일도 아닌게 될 것이다. 내 노력과 에너지가 없어졌다는 허무함도 사실은 내 생각이 만들어낸 것이니까. 내 노력과 에너지는 가게를 운영하고 내 아이를 키우고 충성되고 충실하게 내 가정을 이끌어가는것에 쓰여졌다는것이 사실이니까 말이다. 

 지금 우리 가족 모두 잘 살아있고 오늘 저녁에도 맛있는 밥 한그릇 배불리 먹을수 있었다는것이 스님이 말하는 기본적인 관점인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하기, 단순하기 보기 그리고 감사하기 그러면 스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훨씬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수 있을 거다.